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식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세계인의 평균 식사모습과 한국인의 식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따라서 오늘은 책의 내용과 더불어 책을 읽고 난 후 먹방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세계인의 평균 식사
영양 전이는 공급차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영양 전이는 개인의 욕망을 바꿈으로써 모두가 같은 종류의 음식에 끌리게도 한다. 1960년대 이후 전 세계 사람 드은 더 이상 가족이 직접 기르거나 자국에서 생산한 특정 먹거리에 의존하지 않고 먼 곳에서 생산된 외국 식재료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외국 식품을 너무 먹게 된 나머지 더는 그 맛이 낯설지 않고 평범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식단의 기본적이 구성 요소까지 바꾸었다. 전에도 많은 국가의 식성이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최근 전 세계 쩍 규모로 발생한 입맛의 균질화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서로 다른 곳에 사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식단의 변화가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렇게 일시에 대규모로 일어난 적은 없었다. 이러한 전환이 얼마나 만연하고 거대한지 우리에게는 변화에 반응할 시간도, 심지어 바뀐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챌 시간도 없었다. 과거에는 서로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이 인간 존재 그리고 음식에 관한 당연한 사실이었다. 다양한 식품 환경에 능숙하게 적응하는 것이 잡식동물인 우리 인간의 본성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먹나요?'라고 묻는다면 라고스에 있느냐 파리에 있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답변을 기대할 것이다. 과거에 '음식'은 하나가 아니라 그 지역의 작물과 식재료, 생각과 편견을 반영한 다양한 것이었다. 문화차원에서 이런 변화는 보기 좋은 점도 있다. 사람들이 서로의 음식을 맛보지 못하게 막던 장애물과 편견이 이제 대부분 사라졌다는 것이 그렇다. 마늘 맛이 너무 강하거나 맵거나 향이 강하다면 어떤 요리든 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많은 서구인들도 이제는 한국식으로 양념한 바비큐나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태국 카레를 만족스럽게 먹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미각은 어떤 면에서는 확장되었지만 다른 면에서는, 특히 식재료 측면에서는 전보다 더 편협해졌다. 우리 선조들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음식'이 전 세계의 공용어가 되면 음식은 더 이상 음식이 아니게 된다. 지구 어디에 살든 상관없이 현재 우리 모두의 식습관은 무서울 정도로 똑같아지고 있다.
한국인의 식사
개발학 전문가들은 보다 건강한 식사 패턴 쪽으로 변화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세계라면 우리는 현대 식생활의 필연적 결과로 보이는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일 없이 편리함과 다양성,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크푸드에서 채소 쪽으로 변화의 방향을 돌리는 것은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그러한 사례가 있을까 고민할 때 거듭 등장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브라질과 멕시코, 남아공에서 나타난 산단의 변화를 전혀 겪지 않은 채 빛의 속도로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갔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국만이 커브를 꺾는 데 성공한 것이다. 196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한국 경제는 완전히 탈바꿈했다. 예상대로 이러한 사회경제적 변화는 큰 식단의 변화를 불러왔다. 하지만 한국인은 여전히 다른 부유한 국가들에 비해 채소를 훨씬 많이 섭취하며, 김치는 늘 그래왔듯 오늘날에도 인기가 많다. 이는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가격이 60퍼센트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한국인의 평균 식단은 완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국은 건강에는 좋지만 양이 너무 부족했던 과거의 식단과 양은 넘쳐나지만 건강에는 나쁜 현대 식단 사이에서 알맞은 지점을 찾을 수 있다는 훌륭한 증거다. 한국의 사례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으로 영양 전이의 방향을 조금이나마 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먹방이 식사에 영향을 미치는 점 (나의 견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식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먹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찍은 인터넷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영상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먹방'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나 역시 먹방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편이다. 영상의 주인공들이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먹으며 친근한 말투로 수다를 떨고, 음식을 먹는 소리를 일부러 크게 내면서 많은 돈을 벌기도 한다. 전형적인 먹방 영상은 날씬한 여성이 도저히 먹기 불가능해 보이는 양의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먹방영상의 어떤 점이 이렇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지 정확히 짚어내기는 어렵지만 과거 다른 사람이 밥을 먹으며 지극히 평범한 말을 던지는 모습을 20분 동안 지켜보는 것은 무척 지루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먹방을 많이 시청하는 것을 보면 먹방이 어떤 관음증적 코드를 건드리는 것이 분명한 듯하다. 나는 먹방이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자신의 불안과 욕망을 자유롭게 고백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먹는 이 세상에서, 음식을 끝없이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테이크아웃 피자를 먹는 나의 식사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하루 종일 끊임없는 간식을 먹은 후에도 실제 식사로는 채울 수 없는 허기를 디지털 음식으로 달래는 것 같다. 또한 먹방의 성공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회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식사와 멀어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예전 우리 사회에서는 '다음에 밥 한 번 먹자.'와 같은 인사가 흔히 쓰였지만 요즈음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경우가 드물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1인가구의 수가 많아지며 홀로 식사를 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이다 먹방이라는 '사회적 식사'가 혼자서 식사하는 공허함, 수치심 등을 덜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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